식육목 곰과에 속하는 포유류. 아시아 흑곰의 한 아종이다. 몸길이는 약 1.92m, 꼬리 길이는 약 9㎝, 귀의 길이는 9~15㎝이고, 몸무게는 100㎏이 넘는다. 몸 전체가 광택이 있는 검은 색인데, 앞가슴 부분에 V자처럼 생긴 반달 모양의 흰색 무늬가 있기 때문에 반달가슴곰 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 반달 모양은 개체에 따라 차이가 심하여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으며, 드물게는 흰색 무늬가 전혀 없는 것도 있다. 반달가슴곰은 불곰에 비해 형체가 작고, 코는 뾰족하고 짧은 편이다. 이마는 넓적하고, 귀는 얼굴에 비해서 큰 편으로 옆으로 돌출하였다.

몸체에 비해 발은 비교적 약한 편이며, 발가락은 불곰보다 짧지만 발톱은 날카로우며 구부러져 있다. 머루· 다래· 산딸기 같은 여러 종류의 과일이나 도토리 등의 굳은 열매가 많은 밀림 지대가 생활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먹이는 주로 식물성을 섭취하는데, 도토리를 가장 잘 먹는다.

겨울철에는 겨울잠을 자기 위하여 입동 일주일 전쯤에 굴에 들어가며, 3월 하순까지 굴에서 나오지 않는다. 봄이 되면 겨울잠 에서 깨어나 산림 속의 습한 곳에서 나타난다. 겨울잠에서 깨어나면 내장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참가막살이나 주다래나무의 열매와 바위 이끼 같은 것을 먹는다.

또 여러 가지 나무의 신선한 어린 싹과 잎을 먹으며, 7~8월에는 단맛이 나는 나무 뿌리를 캐먹기도 하고, 발로 썩은 나무를 파서 그 속에 있는 여러 종류의 벌레와 개미, 곤충의 번데기 등을 먹는다. 또 산 속의 개울에서 가재나 작은 물고기도 잡아먹고, 들꿩이나 꿩의 알 또는 새 새끼도 먹이로 한다. 야생벌이 많은 산악 지대에서는 꿀을 먹기도 한다. 흉년이 들어 먹이로 할 열매가 부족할 때에는 노루나 산양 같은 동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사냥 방법은 숨어 있다가 덮쳐서 잡거나, 짧은 거리인 경우에는 앞발로 때려 넘어뜨리고 목을 물어뜯는다.

산간 벽지에서는 사람들이 농사짓는 곳으로 내려와 옥수수 등의 농작물을 먹기도 한다.

교미하는 시기는 7월에서 9월 사이이며, 가족 생활을 하지 않고 교미가 끝나면 따로 산다. 임신하는 기간은 약 210일이며, 2월에서 3월 사이에 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갓 태어난 새끼는 크기가 20㎝ 밖에 되지 않으며, 2 주일 동안은 움직이지도 않아서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어미의 젖을 먹을 때에는 혀와 턱을 잘 움직인다. 2 주일 이 지나면 새끼는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3개월이 지나면 어미 뒤를 쫓아다닐 정도로 움직임이 활발하다. 새끼는 6개월 동안 어미 젖을 먹고 자라고, 약 1년 동안 어미와 함께 살다가 이후에는 독립하여 생활한다. 대개 6살이 되어야 번식 능력이 생기며, 수명은 보통 30년 안팎이다.

반달가슴곰은 중국의 북동부 지방과 연해주 등의 지역에 살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백두산 부근과 지리산· 설악산 등에서 잡은 기록이 있다.

곰의 쓸개인 웅담은 본래 위를 건강하게 하고 소화·해독 등의 약효가 뛰어난데, 이것이 만병 통치약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서 밀렵꾼들이 웅담을 채취하기 위하여 마구 잡아버리고 있어 거의 멸종 단계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우리 나라에서는 1982년부터 천연 기념물 제32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반달가슴곰을 인공적으로 사육하는 일도 드물지 않아서, 1997년 7월 현재 전국적으로 1,000여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인공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