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환(1863~1944)이 쓴 우리 나라 최초의 지상(紙上) 발표 희곡. 전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912년 11월 17일부터 25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다.
1910년대의 희곡으로서 남아 있는 작품 가운데 작가가 직접 연극 활동에 참여, 그 당시의 연극 상황을 작품 속에 반영시킴으로써 후대에 당시의 연극을 규명해 볼 수 있는 자료적 가치를 갖는 작품으로서는 유일한 것이다.
조중환은
윤백남과 함께 '
문수성'의 창단 멤버로서 연기자이면서 동시에 극본가로서 활약하던 인물이다. 당시에는 구술을 통한 설명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등 극본 자체로서의 완성도는 결여되어 있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로 미숙한 면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제는 여권 옹호라고 할 수 있으며 당시의 지배적인 남성 우위, 여성 하위의 현실을 거꾸로 뒤바꿔 놓은 사회 풍자극이다.
이 작품에는 세 쌍의 부부가 등장하는데 세 쌍 모두 각각 교장, 교사, 의사인 아내와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남편을 두고 있다.
아내가 여학교 교원인 남편은 교사 시험에 떨어져 아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급사가 된다. 그는 다시 시험을 치르라는 아내의 성화에 귀머거리 행세를 한다. 두 번째 쌍은 아내가 의사요 남편은 한의학 을 한 엉터리 조수이다. 그는 오진을 추궁하는 아내 앞에서 벙어리 행세를 한다. 또다른 한 쌍은 아내가 교장인데 남편은 그 밑에서 회계를 맡고 있다. 그는 공금을 유용하고 아내 앞에서 장님 행세를 한다. 그러나 남편들의 위장은 아내들의 집요한 공격으로 곧 밝혀지고 견디다 못한 남편들은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것이 상팔자'라며 집단 항거를 하고, 이러한 사태에 부딪힌 아내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음을 느끼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남편과 화해를 한다는 내용이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여권 신장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무분별한 수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