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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파행(琵琶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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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년
백거이
1
琵琶行 (비파행)
 
 
2
元和十年 予左遷九江君司馬. 明年秋 送客湓浦口
3
聞舟中夜彈琵琶者. 聽其音 錚錚然有京都聲.
4
원화 10년(815) 나는 구강군 사마로 좌천되었다. 이듬해(816) 가을 분강의 포구에서 손님을 보내는데
5
배에서 밤중에 비파 뜯는 사람이 있었다. 그 소리를 들어보니 쟁쟁하여 서울에서나 있던 연주였다.
 
6
問其人 本長安倡女 嘗學琵琶於穆曹二善才 年長色衰 委身爲賈人婦.
7
누구인지 물으니 "본래 장안 기녀로 일찍이 목씨와 조씨, 두 스승(善才)들에게 비파를 배웠습니다만,
8
나이가 들어 미색이 쇠하자 상인의 부인이 되어 몸을 의탁하였나이다." 하였다.
 
9
遂命酒使快彈數曲. 曲罷憫然 自敍少小時歡樂事 今漂淪憔悴 轉徙於江湖閒.
10
다시금 술을 시키고 서둘러 몇 곡 타도록 했더니만, 연주가 끝나자 처연하게
11
'어릴 적에는 기쁘고 즐겁게 살았으나 지금은 시들고 초췌하여 세상을 떠돌아다닌다.' 하였다.
 
12
予出官二年 恬然自安. 感斯人言 是夕始覺有遷謫意.
13
나는 관직을 나와 2년 동안 스스로 편안하게 있었는데
14
이 사람 말에 느끼는 바 있어 이날 밤에 비로소 폄적된 뜻을 깨달았다.
 
15
因爲長句歌以贈之. 凡六百一十六言 名曰琵琶行.
16
그리하여 긴 구절로 노래를 지어 선사하니, 모두 616자로 이름하여 '비파행'이로다.
 
 
 
17
潯陽江頭夜送客 (심양강두야송객)
18
楓葉荻花秋瑟瑟 (풍엽적화추슬슬)
 
19
심양강에서 밤에 손님을 보내는데
20
단풍잎, 물억새 꽃에 가을이 소슬하네.
 
21
主人下馬客在船 (주인하마객재선)
22
擧酒欲飮無管絃 (거주욕음무관현)
 
23
주인도 (손님과 함께) 말에서 내려 손님 배에 같이 타
24
술을 들어 마시려는데 음악이 없네.
 
25
酒不成歡慘將別 (주불성환참장별)
26
別時茫茫江浸月 (별시망망강침월)
 
27
취하였으나 기쁘지 않고, 떠나보내야 하나 서글퍼서
28
이별할 적에 아득히 강에 달이 잠기더라.
 

 
29
忽聞水上琵琶聲 (홀문수상비파성)
30
主人忘歸客不發 (주인망귀객불발)
 
31
홀연히 물 위로 비파 소리 들리는데
32
주인은 돌아감 잊고 손님은 가질 않네.
 
33
尋聲暗問彈者誰 (심성암문탄자수)
34
琵琶聲停欲語遲 (비파성정욕어지)
 
35
소리 찾아 나직히 "누구 연주요." 물으니
36
비파 소리 멈추되 대답을 저어하네.
 
37
移船相近邀相見 (이선상근요상견)
38
添酒回燈重開宴 (첨주회등중개연)
 
39
배 옮겨 다가가 만나보고자 하니
40
술 더하고 등불 켜 잔치 다시 열었네.
 
41
千呼萬喚始出來 (천호만환시출래)
42
猶抱琵琶半遮面 (유포비파반차면)
 
43
천번 만번 부르니 비로소 나오는데
44
여전히 비파를 안고 반 정도 얼굴을 가리었더라.
 

 
45
轉軸撥絃三兩聲 (전축발현삼량성)
46
未成曲調先有情 (미성곡조선유정)
 
47
굴대 감고 현 튕겨 두세 번 소리 내는데
48
아직 곡조 이루지 않았는데도 이미 정이 있네.
 
49
絃絃掩抑聲聲思 (현현엄억성성사)
50
似訴平生不得志 (사소평생부득지)
 
51
현마다 가리고 누르니 소리마다 생각이 있는 듯하고
52
평생토록 뜻 얻지 못함 하소연하는 것만 같네.
 
53
低眉信手續續彈 (저미신수속속탄)
54
說盡心中無限事 (설진심중무한사)
 
55
고개 숙이고 손에 맡겨 계속 연주하니
56
마음속 다함없는 것들 악기 속에 담겼네.
 
57
輕攏慢撚撥復挑 (경롱만연발부도)
58
初爲霓裳後六絃 (초위예상후육현)
 
59
가볍게 누르고 느리게 쓰다듬어 다시 타니
60
처음은 예상이요 나중은 육요로다.
 
61
大絃嘈嘈如急雨 (대현조조여급우)
62
小絃切切如私語 (소현절절여사어)
 
63
큰 줄은 뚜웅뚜웅 마치 소나기인 듯,
64
작은 줄 띠잉띠잉 재잘거리는 말인 듯하네
 
65
嘈嘈切切錯雜彈 (조조절절착잡탄)
66
大珠小珠落玉盤 (대주소주락옥반)
 
67
뚜웅뚜웅 띠잉띠잉 여러 소리 섞이니
68
큰 구슬 작은 구슬 옥쟁반에 떨어지는 듯하네.
 
69
閑關鶯語花底滑 (한관앵어화저활)
70
幽咽泉流水下灘 (유열천류수하탄)
 
71
꾀꼴 꾀꼬리 소리 꽃 밑에 미끄러지고
72
졸졸 흐르는 샘물이 얼음 아래 지나기 힘든 듯하네.
 
73
水泉冷澁絃凝絶 (수성냉삽현응절)
74
凝絶不通聲暫歇 (응절불통성잠헐)
 
75
얼어붙은 샘물이 막히듯 현도 멈추는데
76
멈춰도 통하지 않아 잠시 소리가 그치네.
 
77
別有幽愁暗恨生 (별유유수암한생)
78
此時無聲勝有聲 (차시무성승유성)
 
79
깊은 근심 남모를 한 다시 생기는데
80
이때는 소리 없음이 소리 있음보다 낫네.
 
81
銀甁乍破水漿迸 (은병사파수장병)
82
鐵騎突出刀鎗鳴 (철기돌출도쟁명)
 
83
은병이 갑자기 깨져 물이 쏟아지듯
84
철기병 뛰쳐나가 창칼 소리 나는 듯하네.
 
85
曲終收撥當心畫 (곡종수발당심화)
86
四絃一聲如裂帛 (사현일성여열백)
 
87
곡 끝나자 손 거두어 가슴 쓸어내리니
88
비단 찢듯 4줄이 한 소리 내네
 
89
東船西舫悄無言 (동선서방초무언)
90
唯見江心秋月白 (유견강심추월백)
 
91
동쪽 배와 서쪽 배 잠잠히 말이 없고
92
강물 한가운데 밝은 가을 달만 보이더라.
 

 
93
沈吟收撥揷絃中 (침음수발삽현중)
94
整頓衣裳起劍容 (정돈의상기검용)
 
95
시름에 잠겼다가 비파를 거두는데
96
옷을 정리하여 일어나서 용모를 가다듬더니
 
97
自言本是京城女 (자언본시경성녀)
98
家在蝦蟇陵下住 (가재하마릉하주)
 
99
스스로 이야기했네. 본디 서울 여자로
100
집은 하마릉 근처에 있었는데
 
101
十三學得琵琶成 (십삼학득비파성)
102
名屬敎坊第一部 (명속교방제일부)
 
103
열세 살에 비파 배워 다 이루었고
104
이름이 교방 제1부에 있었지요.
 
105
曲罷常敎善才服 (곡파상교선재복)
106
粧成每被秋娘妬 (장성매피추낭투)
 
107
곡 타고 나면 스승들이 탄복하고
108
화장 하면 매번 추랑이 질투했네요.
 
109
五陵年少爭纏頭 (오릉년소쟁전두)
110
一曲紅綃不知數 (일곡홍초부지수)
 
111
서울의 귀하신 자제들이 앞다투어 들은값을 주니
112
한 곡에 붉은 비단 셀 수가 없었지요.
 
113
鈿頭銀蓖擊節粹 (전두은비격절수)
114
血色羅裙飜酒汚 (혈색나군번주오)
 
115
전두와 은비녀 박자 맞추다 부서지고
116
핏빛 비단 치마 술에 더럽혀졌지요.
 
117
今年觀笑復明年 (금년관소부명년)
118
秋月春風等閒度 (추월춘풍등한도)
 
119
올해도 즐겁게 웃고 이듬해도 그러하니
120
가을달 봄바람도 헛되이 보냈지요.
 
121
弟走從軍阿姨死 (제주종군아이사)
122
暮去朝來顔色故 (모거조래안색고)
 
123
후배기녀 군에 가고 기생어미 저승 가고
124
저녁 가고 아침 오니 미색은 옛것이 되었네요.
 
125
門前冷落鞍馬稀 (문전냉락안마희)
126
老大嫁作商人婦 (노대가작상인부)
 
127
문 앞이 적막하여 수레며 말(馬) 탄 손 없으니
128
나이 들어 시집가 상인의 아내가 되었지요.
 
129
商人重利輕別離 (상인중리경별리)
130
前月浮梁買茶去 (전월부량매다거)
 
131
상인은 이익을 무거이, 이별을 가벼이 여겨
132
지난달엔 부량으로 차(茶) 사러 떠났네요
 
133
去來江口守空船 (거래강구수공선)
134
遶船明月江水寒 (요선명월강수한)
 
135
(남편이) 떠난 후 강어귀에서 빈 배만 지키니
136
배 둘러싼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갑지요.
 
137
夜深忽夢少年事 (야심홀몽소년사)
138
夢啼粧淚紅闌干 (몽제장루홍난간)
 
139
깊은 밤에 문뜩 어릴 적 꿈을 꾸고는
140
꿈 때문에 울었더니 화장한 얼굴에 붉은 눈물이 줄줄 흘렀나이다.
 

 
141
我聞琵琶已歎息 (아문비파이탄식)
142
又聞此語重喞喞 (우문차어중즐즐)
 
143
나는 비파 소리 듣고 탄식하는데
144
또 이 이야기 들으니 거듭 우울해졌네.
 
145
同是天涯淪落人 (동시천애륜락인)
146
相逢何必曾相識 (상봉하필증상식)
 
147
우리 모두 머나먼 곳에서 영락해버린 사람이니,
148
꼭 서로 알아야만 만나겠는가!
 
149
我從去年辭帝京 (아종거년사제경)
150
謫居臥病瀋陽城 (적거와병심양성)
 
151
나는 지난해부터 황제 계신 서울을 떠나
152
심양성에 귀양 와 살며 병들어 누웠다네
 
153
瀋陽地僻無音樂 (심양지벽무음악)
154
終歲不聞絲竹聲 (종세불문사죽성)
 
155
심양 땅은 외지고 음악도 없고
156
일년 내내 악기 소리 듣지 못하였네.
 
157
住近湓江地低濕 (주근분강지저습)
158
黃蘆苦竹遶宅生 (황로고죽요택생)
 
159
사는 곳 분강에 가까워 낮고 습하니,
160
시든 갈대와 고죽이 집을 둘러싸 자랐네.
 
161
其間旦暮聞何物 (기간단모문하물)
162
杜鵑啼血猿哀鳴 (두견제혈원애명)
163
그 사이에 아침 저녁으로 무엇을 들었던가?
164
두견새 피 토하고 원숭이 슬피 우는 소리라네.
 
165
春江花朝秋月夜 (춘강화조추월야)
166
往往取酒還獨傾 (왕왕취주환독경)
 
167
봄 강에 꽃피는 아침, 가을 달 뜨는 밤
168
이따금 술 가져다 또다시 혼자 기울였네.
 
169
豈無山歌與村笛 (기무산가여촌적)
170
嘔啞嘲哳難爲聽 (구아조찰난위청)
 
171
촌스런 노래며 시골 피리 소리가 어찌 없으랴마는
172
조잡하고 시끄러워 듣기가 괴롭더라.
 

 
173
今夜聞君琵琶語 (금야문군비파어)
174
如聽仙樂耳暫明 (여청선악이잠명)
 
175
오늘 밤 그대의 비파 소리 들었는데
176
신선의 음악을 듣는 듯하여 귀가 잠시 맑아지네.
 
177
莫辭更坐彈一曲 (막사갱좌탄일곡)
178
爲君飜作琵琶行 (위군번작비파행)
 
179
사양 마시오, 다시 앉아 한 곡 타기를
180
그대 위해 '비파행'을 지으리다.
 
181
感我此言良久立 (감아차언양구립)
182
却坐促絃絃轉急 (각좌촉현현전급)
 
183
(여인이) 내 말에 감동하여 한참을 서 있는데
184
다시 앉아 운지를 달리하니 현이 더욱 팽팽해져
 
185
凄凄不似向前聲 (처처불사향전성)
186
滿座聞之皆掩泣 (만좌문지개엄읍)
 
187
애절하고 애절하여 이전 연주보다 더하니
188
모두들 다시 듣고 (얼굴을) 가리어 흐느끼는데.
 
189
座中泣下誰最多 (좌중읍하수최다)
190
江州司馬靑衫濕 (강주사마청삼습)
 
191
그 자리에서 누가 가장 많이 눈물 흘리는가?
192
강주사마의 푸른 적삼이 축축해졌더라.
【원문】비파행 (琵琶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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